[MBC뉴스]"평생 양육비 3백만 원, 알아서 키워라"‥'유령 아빠들'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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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아들과 단둘이 사는 22살 보미 씨.
고등학생 때 또래 남자친구를 만나 뜻밖의 임신을 했는데, 초음파를 보고 나니 도저히 아기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김보미]
"산부인과 갔는데 이제 2cm 아기한테 심장이 뛰는 거 보고 더 지울 생각을 못 하게 됐어요."
그런데 임신 기간, 아기 아빠가 자꾸 다른 여자들을 만났습니다.
[김보미]
"말을 하니까 본인이 되레 화를 내면서 그만 만나자고‥"
결국 헤어지고 매달 양육비를 받기로 했지만, 아기 아빠는 군의 부사관으로 취업하고도 턱없이 적은 돈을 보냈습니다.
[김보미]
"(매달) 5만 원, 10만 원씩 주다가 제가 '돈을 좀 더 줄 수 없냐' 이렇게 했더니 '도대체 돈을 어디다가 쓰냐, 좀 아껴 써라' 이렇게‥"
19살에 딸을 낳은 미혼모 영민 씨의 남자친구도, 출산 전 줄곧 "아기를 입양 보내자"고 했습니다.
영민 씨는 "책임지자"고 맞섰지만 임신 8개월쯤 남자친구는 더 싸늘해졌습니다.
[영민 (가명, 음성변조)]
"'얘는 내 자식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서 '그러면 유전자 검사 해라, 그리고 양육비 줘라'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것도 협조를 안 해줬어요."
아기가 태어나자 성인이고 직업도 있던 남자친구는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겠다"는 각서와 함께 "평생 양육비"라며 3백만 원을 주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이렇게 생계마저 위협받는 미혼모들의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20대 미혼모 (음성변조)]
"물에 고춧가루를 풀어서 두부를 넣어서 먹기도 하고, 굶기도 하고 그렇게 지냈던 적이 많은 것 같아요."
미혼모 가정은 양육비를 제대로 받는 경우가 절반도 안 돼, 다른 한부모 가정과 비교해 봐도 현저히 낮았습니다.
정부의 출생 미등록 아동 전수조사를 보면, 처벌은 대부분 엄마에게 집중됩니다.
미혼모가 아기 아빠에 책임을 물으려면 친자 확인 소송부터 해야 하는 겁니다.
[최미라/여성인권동감 대표]
"'유령 아빠' 같아요. 아이를 혼자 만든 거 절대 아니잖아요."
최근 5년간의 영아살해 판결문을 MBC가 모두 분석한 결과, 영아 살해의 주범은 모두 엄마였습니다.
이 가운데 아이 아빠와의 정상적인 혼인 관계에서 범행한 엄마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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