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존재 부정 말고 여성가족부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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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폐지’, 단 일곱 글자로 던진 화두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정부 예산 0.2%에 불과한, 작디작은 부서 여가부는 선거판이 돌아올 때마다 정치인의 입길에 오르내린다. 때로는 청년층 공략으로, 때로는 전체 부처 개편의 일환으로 모습은 달리했지만 본질은 같다. 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여가부 폐지론은 역시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계산을 타고 등장했다. 그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여가부는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 등의 발언으로 해체를 공약했다.
해체론은 당분간 후순위로 미뤄졌다. 윤 당선인은 해체 공약을 철회하지 않은 상태로 여가부 장관을 내정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이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의식한, 또다시 정치적 판단의 결과다. 정치판에 오래 끌려나와 있을수록 여가부가 흔들리는 폭도 커진다. 부처가 흔들리면 부처 사업과 연관된 이들의 삶도 불안정해진다. 여가부 본연의 가치인 성평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젠더갈등’이라는 편협하면서도 손쉬운 프레임에 틈만 나면 갇혀버린다.
대선은 끝났다. ‘표 계산’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여가부의 소명은 무엇이고, 그 소명을 다하기 위해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답을 내놓을 차례다.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의 최형숙 대표는 “여가부가 지원금뿐만 아니라 (미혼모를 비롯한 다양한 한부모 가족) 인식 개선, 비양육자의 책임 강화까지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기능만 찢어서 다른 부서로 옮기면 단순 지원 업무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 부서로 갔을 때 기존에 정해진 지원 예산을 그대로 쓰더라도, 앞으로 그 몫이 더 올라갈 일은 없지 않겠나”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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